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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수원]이강철 감독, KT 선발 투수 첫 타이틀 홀더 등장에 화색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팀 역대 두 번째로 투수 부문 타이틀 홀더가 된 엄상백(26)을 칭찬했다. 엄상백은 올 시즌 출전한 33경기에서 11승 2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5월 18일 LG 트윈스전 이후 나선 24경기(16선발)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시즌 승률 0.846를 남겼다. 10승 이상 올린 투수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승률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올랐다. KT는 구원 투수 주권이 2020시즌 31홀드를 기록, 이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다. 평균자책점·다승·탈삼진·승률 등 선발 투수가 도전할 수 있는 다른 부문은 그동안 타이틀 홀더가 나오지 않았다. 엄상백이 팀 역사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이강철 KT 감독은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둔 10일 승률왕에 오른 엄상백에 대해 "체인지업이 좋아지면서 전반적인 경기 운영 능력까지 나아졌다. 현재 좌·우타자 차이가 있는데, 슬라이더 같은 구종을 연마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엄상백은 스윙맨에서 선발 투수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에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부상 공백을 메웠고, 후반기엔 갑자기 컨디션이 떨어진 기존 선발 투수 배제성의 자리를 메웠다. 대체 선발 기회가 늘어났고, 등판마다 잘 던졌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은 (경기) 스태미나가 좋은 투수다. 불펜 투수로 1~2이닝 기용할 때마다 아쉬움이 있었는데, 선발로 잘 안착했다"고 돌아봤다. KT는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뒤 데뷔 처음으로 10승 이상 거두는 투수를 배출하고 있다. 2019시즌은 배제성, 2020시즌은 소형준, 2021시즌은 고영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선수의 실력뿐 아니라 이강철 감독의 안목과 결단력이 앙상블을 이뤘다. 엄상백은 포스트시즌에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규시즌엔 5선발이었지만, 후반기 가장 페이스가 좋았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2.10.10 12:14
야구

S존 확대, 투고타저 시대 여나

프로야구가 '투고타저(投高打低)' 시대로 전환하는 것일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S존)이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정규시즌 개막 8경기(4월 10일까지) 기준으로 리그 평균 타율은 0.231다. 경기당 득점은 7.45점, 홈런은 1.00개다. 2021년 같은 기간 타율은 0.254, 경기당 득점 9.28점, 홈런은 1.44개였다. 반면 투수 기록은 좋아졌다. 2021시즌 개막 8경기 기준으로 4.19였던 리그 평균자책점은 3.10으로 낮아졌다. 9이닝당 볼넷은 4.25개에서 3.02로 감소했고, 61.4%였던 스트라이크 비율은 64.6%로 상승했다. 투고타저 현상이 뚜렷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2시즌 앞두고 S존 확대를 선언했다. 작년까지 적용된 S존이 야구 규칙에 적시된 정의(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하며, S존은 공을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보다 좁았다고 봤다. 'S존 정상화'를 통해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을 완화하고, 스피드업(경기 시간 단축)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 S존은 상·하 폭이 크다. 또한 홈플레이트 좌·우 경계선에 살짝 걸친 공도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새 S존을 접한 투수들은 반색했다. 그러나 타자들은 볼멘소리를 냈다. 뚜껑이 열리자 예상대로 새 S존은 투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개막전(4월 2일)에선 탈삼진 85개가 쏟아졌다. 5개 구장에서 모두 경기가 열린 2020시즌 개막전(68개)보다 17개 많았다. 이날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는 무득점에 그쳤다. 특히 NC는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에게 9이닝 퍼펙트를 당했다. 제구가 좋은 투수들은 S존 상단과 좌·우 경계선을 거침없이 공략했다. 7일 KT 위즈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한 이태양은 "생각보다 높게 들어간 커브도 스트라이크를 잡아줬다. 제구에 자신 있다 보니 '이 정도만 되면 편하게 투구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포수의 프레이밍(포구 기술을 이용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잘 받아내는 능력)까지 더해지다 보니, 타자는 속수무책이었다. 투수들의 자신감은 공격적인 투구로 이어졌다. 실제로 2021시즌(개막 8경기 기준) 17.6개였던 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올 시즌 15.9개로 줄었다. 한 타자당 투구 수도 3.98개에서 3.80개로 감소했다. 빠른 템포의 투수전이 자주 펼쳐지면서, 경기 시간도 단축됐다. 2021시즌 3시간 14분이었던 평균 경기 시간은 2022시즌 3시간 6분을 기록했다. 11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1.97) SSG의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47분에 불과하다. 타자들은 불만이 크다. 상·하는 물론 좌·우 S존을 두고도 혼란을 겪고 있다. LG 트윈스 왼손 타자 오지환은 3일 광주 KIA전 1회 초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투수 션 놀린의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한 후 심판에 강하게 어필했다. 홈플레이트에서 공 한 개 정도 빠진 공이었다. 같은 날 수원 KT전에 나선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도 상대 투수 배제성의 바깥쪽(오른손 타자 기준) 슬라이더가 'S존에서 빠졌다'고 생각하고 골라냈지만,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왔다. 허공을 향해 탄성을 질렀다. 지난 5일 고척 경기에서는 이용규(키움 히어로즈)가 볼 판정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퇴장당했다. 9회 말 1사 1루에서 LG 트윈스 투수 함덕주의 바깥쪽(왼손 타자 기준) 높은 공을 골라냈지만, 심판의 콜은 스트라이크였다. 삼진 아웃. 이용규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고, 타석에 배트를 두고 더그아웃을 향했다. 7일 SSG전에 나선 장성우(KT), 8일 롯데전에 출전한 양석환(두산 베어스)도 낮은 코스 공에 삼진을 당한 후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매일 이런 장면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타자의 대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빠른 승부나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타격)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용규는 9일 삼성전 8회 초 타석에서 투수 이승현을 상대로 19구 승부를 펼치며 특유의 '용규 놀이'를 보여줬다. 개막 첫 5경기에서 7.49개였던 경기당 삼진은 이후 세 경기에선 7.07개로 줄었다. S존이라는 무형의 공간이 정형화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수가 더 유리해진 건 분명하다. 이를 극복하려는 타자들의 전략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2022.04.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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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타율 0.313→0.218, 배제성이 좌타 약세를 극복한 이유

KT 위즈 오른손 선발 투수 배제성(25)은 2020년까지 왼손 타자에게 약했다. 등판한 78경기에서 피안타율 0.313(162피안타)를 기록했다. 피출루율은 무려 0.400. 오른손 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0.226로 강했다. 하지만 이런 편차 탓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잘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왼손 타자가 나오면 구원 투수와 교체됐다. 두산 베어스와의 지난해 플레이오프(PO) 4차전이 대표적이다. 실점 없이 1·2회를 막았지만, 3회 말 2사 1루에서 왼손 타자 정수빈이 나서자, 마운드를 조현우에게 넘겨야 했다. 배제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내가 믿음을 주지 못한 탓에 PO에서 조기 강판당한 것"이라며 "왼손 타자에게 더 강해져서, 감독님에게 신뢰를 받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그리고 2021 정규시즌에서 자신의 말을 지켜냈다. 3할대였던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을 0.218까지 떨어뜨렸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259)보다도 낮았다. 배제성은 "작년까지는 안타를 맞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주 무기 슬라이더를 구사할 때도 제구력을 너무 많이 신경 썼다. 하지만 올해는 내가 타자를 공격하는 투구를 한다. '칠 테면 쳐봐라'라는 각오로 던졌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배제성은 개막 초반까지 왼손 타자 상대 몸쪽 제구가 흔들렸다. 슬라이더도 너무 빨리 떨어져서, 포수가 공을 놓치는 장면도 많았다. 이때 박승민 투수 코치로부터 "더 강하고 과감한 팔 스윙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받았고, 이를 마운드 위에서 실천하면서 승부에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배제성은 이제 왼손 타자를 상대로 구종과 로케이션을 가리지 않는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쓰는 승부도 많아졌다. 배제성은 "2020시즌보다는 포심패스트볼(직구) 구위가 더 좋아졌다. 덕분에 왼손 타자 상대 변화구 효과도 더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왼손 타자 상대 약세를 극복하며 얻은 교훈을 오른손 타자와의 승부에서 녹여볼 생각이다. 배제성은 "그동안 오른손 타자에게 몸쪽 승부를 잘 하지 않았다. 사구로 '공짜' 출루를 내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왼손 타자와의 승부를 통해서 '타자의 머릿속(예측)을 흔들어야 효과적인 투구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2시즌에는 더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펼치는 배제성의 투구를 볼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1.12.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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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제성, '강세' NC전 조기강판...3년 연속 10승 실패

KT 선발 투수 배제성(25)이 3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데뷔 첫 규정 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배제성은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14차전에서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아쉬웠다. 3⅓이닝 동안 7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주 무기 포크볼의 제구에 기복이 있었다. 정타 허용도 많았다. 배제성은 2019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 10승을 거두며 토종 선발진 한 축을 꿰찼다. 2020시즌도 10승(7패)을 거뒀다. 올 시즌도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NC전 전까지 9승 9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시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에서 10승을 노렸다. 6이닝 이상 소화하면, 시즌 규정 이닝(144이닝)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1회부터 고전했다. 선두 타자 최정원, 후속 김주원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양의지에게 중전 적시타, 노진혁에게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2회도 1사 뒤 정진기에게 볼넷, 최정원에게 안타, 김주원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이 상황에서 상대한 NC 간판타자 나성범에게는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KT 타선은 1회 김민혁의 선두 타자 홈런, 3회 황재균과 유한준의 연속 적시타로 3-4, 1점 차 추격을 해냈다. 하지만 배제성이 또 흔들렸다. 4회 초 1사 뒤 정진기에게 안타, 최정원과의 승부에서 폭투와 안타를 맞았다. 1·3루 위기. KT는 현재 삼성과 선두 경쟁 중이다. NC전 포함 5승을 거두면 자력 우승할 수 있다. KT 벤치가 결국 움직였다. 배제성을 내리고 좌완 심재민을 올렸다. 구원 투수가 후속 타자 김주원에게 볼넷, 나성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배제성의 책임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배제성은 올 시즌 네 차례 NC전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하지만 자신과 팀에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무너졌다. KT는 심재민이 애런알테어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까지 허용하며 3-9, 6점 차 리드를 내줬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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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위 찾은 배제성, 영점이 흔들린다

KT의 제3선발 배제성(25)의 구위가 올라왔다. 더 큰 숙제는 제구력 회복이다. 배제성은 2021시즌 등판한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8일 LG전에서는 4⅓이닝 6실점하며 부진했다. 이후 3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했고, 3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한 경기 최다 피안타는 6개(14일 두산전). 시즌 피안타율(0.250)이 나쁘지 않다. 가장 고무적인 변화는 구속이다. 배제성의 2020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39.7㎞에 불과했다. 배제성은 2019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투수 임무를 맡았는데, 시즌 종료 뒤 몸 곳곳에 통증이 생겨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는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해냈다. 2021시즌 첫 4경기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4㎞. 2019시즌 평균(시속 143.3㎞) 수준으로 회복했다. 배제성은 "힘을 빼고 던져도 구속이 잘 나온다"며 반겼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4경기에서 볼넷 17개를 내줬다. 26일 현재 규정이닝을 소화한 리그 선발 투수 중 볼넷이 가장 많다. 볼넷을 5개 내준 경기도 두 번이나 됐다. 9이닝 기준 볼넷 허용은 7.91개. 볼넷이 많다 보니 투구 수가 늘어났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배제성의 경기당 투구 이닝은 4⅔이닝. 6이닝 이상 막아줄 것으로 기대받는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배제성은 25일 롯데전에서 5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KT의 6-5 승리 발판을 놓았다. 이강철 KT 감독도 "배제성이 실점을 최소화한 덕분에 추격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제구력은 안 좋았다. 특히 주무기 슬라이더의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3회 초 무사 1루에서 상대한 롯데 안치홍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 슬라이더가 크게 빠졌다. 포수 장성우가 포구하지 못했고, 폭투가 나온 사이 1루 주자 배성근은 3루까지 밟았다. 배제성은 후속 타자 손아섭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 주자의 득점은 막지 못했다. 5회 초 2사 1·3루에서 상대한 이대호와의 승부에서도 폭투가 나왔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홈 플레이트 한참 앞에서 바운드됐다. 포수가 블로킹했지만, 그사이 1루 주자가 2루로 진루했다. 이대호와의 이어진 승부에서도 슬라이더 2개가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이 경기에서도 볼넷 4개를 내줬다. 배제성은 지난해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은 볼넷(76개)을 허용했다. KT 선발 투수 중에서 가장 많았다. 배제성은 2년(2019~20시즌) 연속 10승을 거둔 투수다. 평균자책점(3.86점)도 좋았다. 그러나 제구력은 더 보완해야 한다. KT는 최근 주전 내야수 황재균과 박경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도 개막 초반 컨디션 난조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마운드의 힘으로 버텨야 하는 시기다. 3선발 배제성의 어깨가 무겁다. 안희수 기자 2021.04.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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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올라가지 않을 때, 배제성은 책임감을 새겼다

배제성(KT·25)이 2020 정규시즌 기록한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39.7㎞다. 최고 구속은 142~3㎞에 불과했다. 2019시즌은 143.3㎞(이상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까지 찍혔다. 140㎞대 후반, 강속구를 뿌렸다. 1년 사이에 구속이 크게 떨어진 것. 일종의 '2년 차 징크스'였다. 배제성은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2019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2019년 마무리캠프부터) 몸에 통증이 많았다. 보강 훈련에 매진하느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여파가 2020시즌에 나타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즌 중에는 (오른쪽) 팔이 잘 안 올라왔고, 세게 던져도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던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렇게 상황이 흘러갔다"고 돌아봤다. 이강철 KT 감독도 "풀타임을 처음으로 치른 뒤 팔이 떨어진 게 보였다. 2020시즌은 억지로 버티는 게 보였다. 올해는 일단 투구를 지켜보고, 쉬는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군대를 보낼 생각도 했다"며 배제성의 구위 저하를 주목했다고. 배제성은 2020시즌, 구위 저하에 시달리면서도 10승(7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3.95)도 나쁘지 않았다.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지다 보니, 변화구 구사 효과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더 정교한 제구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고, 타자와의 수 싸움을 위해 공부도 많이 했다. 호투 뒤에는 도움을 준 포수 장성우를 향해 "고맙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당시 배제성은 '버틴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그는 "'3점을 내주면 4점, 7실점하면 8번째 실점은 막아내자'는 자세로 공을 던졌다. 납득할 수 없는 투구를 해도 책임감을 갖고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 '끝까지 해야 한다'는 정신력이 키워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팔 각도가 높아지지 않았던 탓에, 구속과 공 끝의 힘이 떨어졌지만 1이닝이라도 더 막아야 하는 선발 투수이기에 마음을 다잡았다. 배제성은 2019시즌에도 "승수보다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선발 투수의 임무"라고 말한 바 있다. 다가올 2021시즌은 더 좋은 투구가 기대된다. 구위가 돌아왔다. 배제성은 스프링캠프 첫 라이브 피칭에서 시속 148㎞를 찍었다. 지난 25일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도 147㎞를 기록했다. 배제성은 "올 시즌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원래 힘이 약한 편이라 높은 강도는 소화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했다. 지금은 세게 던지지 않아도 작년보다 구속이 더 나온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도 "'저 친구(배제성)을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2018년 마무리캠프 때 투구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며 반겼다. "2년 연속 풀타임 선발로 나선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전했다. 배제성은 스프링캠프에서 특별 인스트럭터로 KT 투수진을 지도한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25일 한화전 등판에 나섰다. 선 감독은 배제성에게 "겨우내 준비를 잘 했으니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평소처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남겼다고. 선 감독의 눈에도 배제성의 준비 상태는 매우 좋았다. 배제성은 "올해는 꼭 규정 이닝을 채우겠다. 평균자책점과 이닝 소화에 더 신경쓰겠다"는 시즌 목표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3.2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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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안방 전쟁, 양의지를 저지하라

2021년 KBO리그 '최고 포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해는 NC 포수 양의지(33)의 독주였다. 지난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양의지는 유효표 342표 중 340표를 얻어 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득표율 99.4%.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득표율(종전 99.3%·2002년 삼성 마해영) 신기록을 경신했다. 양의지는 올 시즌 소속팀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안방에서는 변함없이 노련한 투수 리드를 보여줬다. 도루저지율(42.9%) 1위도 차지했다. 타석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발휘했다. 타점 2위(124개)·홈런 4위(33개)·타율 10위(0.328)에 올랐다.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 적수가 없었다. 양의지는 최근 세 시즌(2018~20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2016년과 2020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이기도 했다. 이견이 없는 현역 최고의 포수다. 2021년에도 양의지가 최고 포수로 군림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포수들이 그에게 도전하고 있다. 대표 주자는 두산 박세혁(30)이다. 2019시즌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국가대표에도 선발된 박세혁은 2020시즌 성장통을 겪었다. 한동안 벤치에 머물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작년보다 더 확고한 모습으로 투수를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박세혁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사령탑의 의중을 이해하기 시작한 박세혁은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투수를 리드했고, 9~10월 팀 평균자책점(3.51) 1위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정감 있는 운영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리드했다. KT 주전 포수 장성우(30)의 2021년도 기대된다. 장성우는 2020시즌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노련한 공 배합으로 젊은 투수들의 선전을 도왔다. 특히 신인 소형준의 1군 안착, 시즌 중반 부진했던 선발투수 배제성의 반등을 이끌어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강철 KT 감독과 가장 긴밀하게 소통하는 선수다. 장성우의 공격력도 향상됐다. 2020시즌 타점(79개)과 홈런(13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장성우는 2021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동기 부여도 확실하다. 강민호(35·삼성)도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강민호는 2019시즌 타율 0.234에 그쳤다. 2014시즌 이후 가장 적은 수비 이닝(842이닝)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시즌 타율 0.287·19홈런을 기록하며 재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도루저지율(41.1%)은 양의지에 이어 2위.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그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3.15. 양의지에 이어 리그 포수 2위다. 강민호는 지난 10시즌(2011~20년) 동안 양의지와 골든글러브 수상을 양분한 포수다.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31)은 400타석 이상 소화한 시즌 중 처음으로 3할 타율(0.301)을 넘겼다. 강재민, 윤대경, 김진영 등 불펜진 새 얼굴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리그 대표 '공격형 포수' 이재원(32·SK)도 2021시즌을 벼르고 있다. 이재원은 2020시즌 타율 0.185·2홈런을 기록했다. 부상 여파로 인해 데뷔 뒤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소속팀은 9위까지 떨어졌다. 2021시즌 이재원은 다시 주장을 맡았다. 팀과 자신의 반등을 노리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0.12.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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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우완 영건' 이영하-배제성, 다시 돌아가는 시계

사령탑의 배려 속에 페이스를 늦췄던 한국 야구 대표 우완 영건 듀오가 본격적으로 2020시즌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승 이상 거둔 국내 선발투수는 10명이다. 그 가운데 양현종(KIA), 김광현(전 SK), 차우찬(LG), 유희관(두산)은 국내 대표 좌완 투수. 이재학(NC)과 문승원(SK)도 데뷔 8년이 넘었다. 1996년 이후에 출생한 5년 차 이하 젊은 투수들의 성과가 주목된다. 키움 최원태(23), NC 좌완 구창모(23), 두산 이영하(23) 그리고 KT 배제성(24)이다. 4명 모두 한국 야구 마운드에 세대교체 주자다. 그 가운데 이영하와 배제성은 지난 시즌, 데뷔 처음으로 구원보다 선발 등판이 많았다. 이영하는 17승을 거두며 국내 선수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고, 배제성은 KT의 창단 첫 1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리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몸 관리 노하우가 부족한 탓에 2년 차 대비에 변수가 있었다. 선수들은 "아직 젊기 때문에 체력 문제는 고민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사령탑들은 페이스 조절을 유도했다. 이영하는 1, 2차 캠프까지는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1차 캠프에서 몸을 만들었고, 2차 캠프에서 소속팀의 첫 실전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청백전도 한 차례 나섰다. 개막 날짜 연기가 확정된 뒤 소화한 국내 3차 캠프는 관리를 받는 모양새다. 세 차례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 등판하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 캠프부터 베스트를 보여준 선수다. 개막일이 확정되지 않아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단계가 아니다. 조금 늦춰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지난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국제대회(프리미어12)까지 치르며 커리어 최다 이닝과 투구 수를 기록했다. 사령탑은 피로 여파보다는 오버 페이스를 더 경계하는 눈치다. 이영하는 25일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3차 캠프 첫 등판에 나섰다. 전날(24일) KBO는 개막은 4월 20일 이후로 연기했지만, 4월 7일부터 팀 사이 연습경기는 허용하기로 했다. 사실상의 시범경기다.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면서 10구단은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이영하도 마찬가지다. 청팀 투수로 나선 그는 2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48km(시속)이 찍혔다. 밸런스와 구속 모두 2차 캠프보다 떨어진 상태. 그러나 오히려 신이 난 모습이다. 경기 뒤 이영하는 "아직 몸을 덜 만들었고, 긴장감도 떨어진 상태지만 끌어올리겠다.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긴장한 상태로 던지면 더 빨리 몸이 올라올 것이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배제성의 시계도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부터 그의 페이스를 관리했다. 100이닝 이상 소화한 시즌이 한 번도 없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배제성뿐 아니라 셋업맨 주권도 다른 투수보다 몸을 올리는 속도는 늦춰줬다. 배제성은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3이닝 동안 14피안타·10실점을 했다. 난타를 당했다. 지난 20일 등판에서도 4볼넷·4피안타·3실점을 했다. 기록은 매우 저조하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웃었다. 과정으로 봤다. 이 감독은 "다른 투수보다 늦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는 만큼 기록보다 공에 주목해야 한다.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 이 경기 목표는 무볼넷이었다고 하더라. 실제로 4사구는 없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종을 점검하고 영점을 잡으려는 의도가 엿보였다고 한다. 배제성은 스프링캠프 전부터 선발로 고정된 투수다. 계획대로 준비 중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3.27 06:00
야구

[AZ 라이브]'베이스' 배제성이 말하는 '국대·에이스' 기준

'자기 객관화'는 철저하고 포부는 크다. 배제성(23·KT)의 자세는 그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KT 소속 국내 투수 가운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2019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0승(10패·평균자책점 3.76)을 거뒀다. 시즌 전에는 불펜 요원이었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을 때 투입됐고, 자리를 지켜냈다. 2015 2차 신인 드래프트 9라운더다. 입단한 롯데에서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돼 KT로 이적했다. 촉망받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문가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키플레이어로 꼽는 투수다. 차기 시즌도 KT의 선발진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선수는 2년 차 징크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속설에 적용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배제성은 "누구든지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얻는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수준의 기록이다"며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징크스는 맞지 않는다"고 웃었다. 선발투수가 보장된다고도 보지 않는다. 겸손이 아니다. 한 차례 자신감이 꺾인 경험이 있다. 긴 기다림 끝에 1군에서 등판 기회를 잡았지만 부진했다. 2017시즌은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21을 기록했다. 2018시즌은 세 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다잡았다. "계획과 바람보다 1군 무대 진입이 늦었다고 생각했다. 막상 경험해보니 한계만 확인했다. 마음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2017~2018시즌 실패는 약이 됐다는 얘기다. 그래서 2019시즌 선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현재 그는 KT팬에 '베이스'로 불린다. 성과 에이스를 합쳐서 안긴 애칭이다. 정작 선수는 민망하다. 배제성은 "3~5년은 꾸준히 잘해야 하고, 동료의 도움 없이도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때에서야 스스로 에이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평이 매우 인색하다. 그러나 기준이 높기 때문에 만족과 쟁취를 향한 노력도 비례할 수밖에 없다.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 승선에 대한 생각에서도 엿보인다. 그는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눈여겨본 선수다. 세대교체 대비도 필요한 한국 야구이기에 지난 시즌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면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배제성도 열망한다. 그러나 이견이 붙는 발탁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나도 올림픽 무대에 정말 나가고 싶다. 그러나 애매한 성적을 남긴 뒤에 그저 바람만 갖는 상황이면 안 된다. 내가 '뽑히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데려가야 한다'는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발탁이 전망되는 선수가 아니라 예견되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 "정말 잘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언젠가 양현종(KIA), 김광현(세인트루이스)처럼 발탁의 정당성이 거론조차 되지 않는 게 최종 목표다. 소속팀의 2020시즌을 향해서도 높은 포부를 드러냈다. '1년 뒤에는 어떤 얘기를 하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배제성은 "KT의 가을야구 진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팀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됐다는 의미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배제성의 경기력은 2020시즌 KT의 성적을 좌우할 변수다.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고, 높은 곳을 바라보는 자세가 긍정적인 전망을 유도한다. 투손(미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2.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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